단 하루라도 신혼여행을 더 즐기기 위해 우리는 결혼식이 끝나자마자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결혼식 내내 웃는 모습으로 있었다보니, 광대가 아팠고, 긴장이 풀려 다리에 힘이 풀렸다. 그리고 하나의 문제가 있었는데, 우리는 화장도 지우지 못하고, 스프레이를 덕지덕지 뿌린 머리도 그대로인 상태로 출발을 한 것이다. 다행히 인천공항 1터미널에는 샤워를 할 수 있는 곳인 스파온에어가 있어, 우리는 2터미널에서 출국함에도 콜밴 기사님의 배려 덕분에 1터미널에 잠시 내려 빠르게 샤워할 수 있었다. 우리는 '스파온에어'에 가서 샤워를 하고, 잠시 탕에 앉아 몸을 녹였다. 30분도 안되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개운하고, 피로를 씻겨주는 느낌이 들었다. 가벼운 몸으로 우리는 긴 비행을 할 준비를 마쳤다.
늦은 밤이라 그런지 인천공항은 한적했다. 빠르게 탑승수속을 마치고, 우리는 라운지에 가서 휴식을 취했다.(컵라면, 맥주 등 야무지게 배를 채워놨다.) 여기서 한번 더 소개를 하자면, 앞선 글에서 추천한 '메리어트 본보이 더 베스트 신한카드'는 연 2회, 1회에 2인까지 라운지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우리는 KLM 비행기를 타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한번 경유해서 포르투에 도착을 했는데, 경유시간 포함해서 약 21시간이 걸렸다. 원래는 아시아나에 포르투 직항이 있었는데, 코로나로 직항 노선이 없어졌고, 아직도 이어지고 있는 러시아 -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비행 노선이 변경되어 유럽에 가는데 더 긴 비행시간이 소요되었다. 하지만 신혼여행이라는 설렘이 너무 커서인지, 같이 가는 사랑하는 두루미가 있어서인지 긴 비행시간에도 피곤함보다는 앞으로의 기대감에 힘이 났던 것 같다.
그리고 마침내 긴긴 시간이 지나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르투'에 도착을 했다. 공항에 도착한 우리는 지친 몸을 이끌고 렌터카를 픽업해서 바로 호텔로 달려갔다. 포르투갈은 길이 조금 좁다는 것을 빼면 운전석도 왼쪽에 있고, 차도 많지 않아서 난이도가 낮다고 생각한다. '서울에서 운전하는 사람은 어느 나라에 가더라도 베스트 드라이버이지 않을까?' 싶은 생각도 든다. 화창한 날씨가 우리를 맞이해줄 것을 기대했지만, 포르투의 날씨는 우중충하고 비가 내렸다. 나중에 가이드에게 들어보니 포르투갈의 우기가 평소보다 2~3주 일찍 찾아왔다고 한다. (왜 하필 우리 신혼여행 때….) 날씨가 조금 흐리면 또 어떤가? 우리의 마음만 화창하면 될 것을. 호텔 체크인 시간이 조금 남아 우리는 호텔에서 허기진 배를 채웠다.
포르투에서 묵은 호텔은 'Renaissance Porto Lapa Hotel'이다. 이 호텔은 2023년 4월에 오픈을 했는데, 우리가 2023년 10월에 갔으니 완전 따끈따끈한 신상 호텔이었다. 이 호텔을 선택한 이유도 신상호텔이라 깔끔하고 멋져보였기 때문이다. 간단한 평을 하자면, 역시 신상호텔이라 내부가 깔끔하고, 룸 컨디션이 매우 좋았다. 다만, 위치는 중심가와는 조금 떨어져있다. 포르투는 언덕이 심하다보니 걸어다니기에 조금 힘들다고 느낄 수 있을 것 같다.(우리는 걷는걸 좋아해서 문제없었다.) 그리고 주차 공간은 넓어서 렌트를 하면 좋은 선택지가 될 것 같다. (호텔을 찍은 사진이 없어서 메리어트 홈페이지 사진으로 외관을 대신한다.)
체크인을 하고, 얼른 쉬기 위해 방에 들어갔다. 신혼여행이라고 미리 이메일 보낸 보람이 있게 방에는 결혼을 축하한다는 메세지와 샴페인 그리고 예쁜 딸기 케이크(?)가 놓여있었다. 작은 선물의 감동도 잠시 우리는 후딱 씻고 잠에 빠져버렸다. 신혼여행의 버프라도 있는 듯이 2~3시간의 꿀같은 잠을 자고 나니 하루라도 허투루 보내기 싫은 마음에 주섬주섬 옷을 입고 밖을 나갔다. 당시에 비바람이 정말 세게 불었는데, 한국에서 챙겨간 작은 우산 하나는 피자마자 부러지며 쓰레기통행 신세가 되었다. '비바람이 뭐 대수인가?' 비바람이 불면 부는데로 히히덕 서로 웃으며 길을 나선다. 포르투의 날씨는 변덕이 정말 심했는데, 소나기처럼 비가 왕창 쏟아지다가도 금방 비가 멈췄다. 덕분에 우리는 무사히 도우루강까지 걸어 내려가 야경을 즐겼다. 도오루강에는 정말 많은 와이너리가 있는데, 우리는 샌드맨에 가서 간단한 음식과 와인 한잔과 함께 저녁을 무사히 먹고 호텔에 돌아왔다.
보면볼수록 '포르투'라는 도시는 정말 신기한 것 같다. 사람이 많이 있건 없건 평화로운 분위기를 준다. 도우루강을 중심으로 만들어지는 경관과 좋은 사람들 그리고 맛있는 음식과 아기자기한 골목들까지... 은퇴를 하고 살 수 있는 도시를 1개 고를 수 있다면 주저없이 '포르투'를 고르고 싶다. 도오루강을 걷다보면 마치 내가 주인공이 되는 것 같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걷다보면 낭만이 가득하여 사랑이 넘쳐흐르는다. 비바람이라는 격한 환영도 받고, 황홀한 야경도 즐기며 긴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우리는 내일 오전부터 시작될 도우루 밸리 투어를 위해 빠르게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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